담백하면서도 편안한 문체로 일상의 이야기를 전해온 작가의 에세이이다. 언제부턴가 자신이 "나중에"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음을, 사랑하는 이들에게 '바빠서 나빠지는 사람'이 되고 있음을 알아챈 그는 자신에게 필요한 건 오로지 '시간'뿐임을 깨닫는다. 애쓰지 않아도 절로 느껴지는 계절의 오고감, 조금 더 다정해진 엄마와의 통화, 알람없이 일어나는 아침, 버스에서 앉아 가려고 우르르 뛰는 사람들을 씩 웃으며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넓이.. 시간을 얻고 나서야 그는 비로소 원하던 삶으로 걸어 들어가 원하던 자신이 되어 간다. '삶은 열린 결말'이므로 '어디든 갈 수 있어. 무엇이든 될 수 있어'라 말하는 그가 작가로서 보여줄 무한한 가능성을 더욱 신뢰하게 되는 이유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