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은 장갑 초등학교 친구들이 갯벌 체험을 하는 날. 친구들은 모두 조개를 캐느라 바쁜데, 레이스 장갑만 멀찍이 떨어져서 머리를 굴리고 있다. 어떻게 하면 진흙을 안 묻히고 조개를 캘 수 있을까 하면서 말이다. 그러다 누가 부탁하면 좀처럼 거절을 못 하는 주방 장갑을 꾀어 함께 다니기로 한다. 조개가 나올 만한 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면서 말이다.
주방 장갑이 열심히 갯벌을 파서 조개가 나오면 제 양동이에 냉큼 주워 담는 건 말할 것도 없다. 그렇게 얌체 짓을 일삼던 레이스 장갑이 갯바위에 갇혀 오도 가도 못 하게 되었다. 보물을 찾느라 밀물이 들어오는 줄도 몰랐던 탓이다. 바닷물은 점점 차오르는데, 레이스 장갑은 무사히 갯바위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?